우리나라 경제성장기와 격동의 시대를 이끌었던 주역들,
그들은 흔히 '불도저'나 '강철'로 묘사되곤 합니다.
하지만 그 화려한 성공의 그림자 뒤에는 전쟁의 포화가 남긴 깊은 흉터와,
현대인들이 겪는 '극한의 번아웃'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한 실장의 기이한 습관들을 통해 성공의 무게와 마음의 병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한 실장은 6.25 전쟁 당시 최전방에서 사선을 넘나들던 청년 장교였습니다.
1.4 후퇴 당시 얼어붙은 강을 건너다 아군 장병들이 수몰되는 비극을 목격한 그는,
그날 이후 평생 '물'에 대한 공포를 안고 살았습니다.
기이한 습관: 그는 평생 목욕을 거부했습니다. 흐르는 수돗물 소리만 들어도 그날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듯해 극심한 복통과 설사에 시달렸기 때문입니다.
한국적 정서: "풍경화조차 걸지 마라"는 그의 엄포는, 아름다운 금수강산조차 그에게는 차가운 죽음의 기억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전쟁 중 부상을 입고 신경계가 손상된 그는 기온 변화에 극도로 예민했습니다.
그는 집안의 온도를 늘 '벙커 수준'으로 유지해야 했습니다.
온도의 공식: 한 실장은 자신만의 옷차림 공식을 가졌습니다.
실내 온도가 20도면 모직 조끼, 19도면 두꺼운 스웨터 등 온도계의 눈금에 따라 기계처럼 움직였습니다.
비단으로 감싼 초인종: 쇠붙이의 차가운 감촉조차 소름 끼쳐 했던 그는 집안의 모든 금속 손잡이를 비단으로 감싸게 했습니다.
이는 전쟁터의 차가운 총기만 만져야 했던 시절에 대한 역설적인 거부반응이었습니다.
한 실장은 지독한 워커홀릭이었습니다. 밤새 지도를 펼쳐놓고 전략을 짜던 습관은 사회에 나와서도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를 괴롭힌 것은 원인 모를 만성 두통이었습니다.
황의 냄새: 그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음에도 늘 성냥을 가지고 다녔습니다. 두통이 심해질 때면 성냥을 켜서 그 '매캐한 황 타는 냄새'를 맡았습니다.
심리적 이유: 전문가들은 이를 치열했던 전장의 화약 냄새에서만 오히려 안도감을 느꼈던 '전쟁 트라우마의 역설'이라고 분석합니다.
한 실장은 침대에서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몸이 아프거나 불안이 극에 달하면,
그는 한밤중에 운전기사를 깨워 낡은 군용 지프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흔들림의 위로: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 온몸이 덜컹거릴 때만 그는 비로소 깊은 잠에 들 수 있었습니다.
비애: 한국 경제의 초석을 닦느라 단 한 순간도 멈추지 못했던 그의 삶이,
역설적으로 '흔들리는 차 안'에서만 평온을 찾았다는 점은 우리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